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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국환님 유니티3D 책 추천사

by 대마왕J 2013. 12. 24.

 

'누구나 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다' 
사실 게임 제작이라고 하는 것은 고난도의 프로그래밍과 그래픽, 사운드와 기획력까지 어우러진 섬세하고 복잡한 종합예술작품이므로, 그동안은 대규모의 자본을 가진 회사가 아닌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몇 년 전만 해도 '누구나 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다'라는 말은 매우 낯설은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마치 고성능 홈 비디오 카메라와 플레이어의 보급으로 인해 개인이 극장을 통해 영화로만 볼 수 있었던 품질의 영상물을 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된 것처럼, 게임에서도 그러한 혁신이 유니티 3D 라는 프로그램에 의해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강력한 멀티 플렛폼 기능을 가지고 있는 유니티3D는 전세계의 게임 엔진시장만이 아닌, 새로운 미디어 시대를 열어 나가는 첨병이라고 말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 합니다. 

확실히 유니티3D는 배우기 쉽고, 간편하게 멀티 플렛폼이 지원되며, 많은 강력한 기능이 자동화 되어 있는 데다가 가격까지 매우 저렴한 좋은 엔진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사용하기 쉬운 게임 엔진이라 할지라도, 프로그래밍에 전혀 경험이 없는 아티스트나 게임 디자이너가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했다가 포기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부분이 쉽게 만들어져 있는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개념과 코딩작업 없이 원하는 수준의 게임을 자동판매기에서 뽑아내듯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물론 깊은 수준의 프로그래밍은 필요 없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쉽게 게임을 만들기 위한 매우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일단 그 '쉬운 수준의' 프로그래밍을 난생 처음 해 봐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이전까지 프로그래밍을 전혀 해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 '쉽다는' 수준이 만리장성보다도 길고, 에베레스트 보다도 높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저 역시 그랬었고요.

그리고 또한 유니티에 필요한 만큼 최적화된, 쉬운 수준의 프로그래밍을 선별해서 가르치는 책이나 교육 시스템이 아직 제대로 갖춰진 것도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러니컬하게도 '쉬운 유니티'를 다루기 위해 '어려운 C# 언어' 부터 제대로 공부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그 모든 것을 감수하면서 진지하게 공부할 생각을 가지고 정통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차근차근 공부해 나간다 하더라도, 실제적으로 유니티로 원하는 수준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밍 언어의 모든 부분을 철저하게 배울 필요까지도 없다는 것을 곧 알게 됩니다. 물론, 제대로 된 프로그래머가 될 목적이라면 차근차근 차례를 밟아 기초를 다지는 공부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만, 어쨌거나 '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다' 라는 가벼운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는 분들은 매우 먼 길을 돌아가는 느낌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책은 그런 분들을 위한 책입니다. 저자도 그래픽 아티스트 출신이었고, 프로그래밍을 배우지 않았던 사람들의 마음과 수준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래밍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도, 몇몇 폭력적이다 싶을 정도로 현학적인 설명으로 가득찬 일부 프로그래밍 책과는 다르게 매우 친절하고 부드럽게 그리고 예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특히 '게임을 만드는 재미'를 빨리 느끼게 하기 위해서 간단하면서 이해하기 쉽지만 핵심을 보여주는 (그러면서도 재미를 놓치지 않은) 작고 섬세한 게임 제작 예제가 여러 개 들어 있습니다. 이것은 좋은 책이 되기 위한 커다란 장점이면서 '누구나 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다' 라는 유니티3D의 철학과도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이라 볼 수 있습니다.
유니티 3D를 이용해서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으신 분들은 이 책을 읽고 예제를 따라 하는 것만으로 게임 제작의 중요한 축을 이해하게 되실 것이며, 앞으로 공부할 방향까지도 알게 되실 것입니다.  

게임을 만드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입니다. 과장이나 허울뿐인 찬양이 아니라, 정말로 게임을 만드는 것은 때로는 게임을 플레이 하는 것보다도 황홀하고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행복을 먼저 느껴본 사람으로서, 그 행복한 기분을 많은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해 드리는 바입니다.

2013년 12월 Ndoors Technical Art Director 정종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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